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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는 매실나무 세 그루를 키우는 김 할아버지가 계셨다. 매년 6월이면 주황빛으로 물든 매실이 나무마다 주렁주렁 열렸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나무는 해마다 100kg 넘게 수확했다.
그런데 어느 해 갑자기 수확량이 반토막 났다. 잎에는 이상한 점이 생기고, 열매는 떨어지기 일쑤였다.김 할아버지는 "올해는 날씨가 이상해서 그래"라며 넘겼지만, 사실은 병충해 방제 시기를 놓친 탓이 컸다. 매실나무는 생각보다 까칠하다.제때 약만 쳐줘도 병 없이 잘 자라지만, 시기를 놓치면 회복이 어렵다. 반대로 가지치기만 잘해줘도 수확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직접 5년째 매실 농사를 지으면서 깨달은 사실이다.매실나무, 언제 심어야 가장 좋을까
매실나무 심는 시기를 두고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다. 어떤 이는 "봄에 심어야 뿌리가 잘 내린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가을에 심어야 휴면기 동안 적응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둘 다 맞는 말이다. 다만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11월에서 12월 사이에 심는 게 더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2022년 자료를 보면, 가을에 심은 매실나무가 봄에 심은 것보다 뿌리 활착률이 약 15% 높았다. 이유는 간단하다.가을에 심으면 겨울 동안 뿌리가 흙에 적응할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반면 봄에 심으면 새순이 나는 시기와 뿌리 내리는 시기가 겹쳐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 심는 시기 | 장점 | 단점 | 추천 지역 |
|---|---|---|---|
| 11월-12월 (늦가을) | 뿌리 활착률 85% 이상, 휴면기 적응 용이 | 겨울 한파로 어린 묘목 동해 위험 | 남부지방, 제주도 |
| 2월-3월 초 (초봄) | 동해 위험 낮음, 관리가 비교적 쉬움 | 뿌리 내릴 시간 부족, 활착률 70% 수준 | 중부지방, 산간지역 |
| 9월-10월 (초가을) | 토양 온도가 높아 뿌리 활동 활발 | 겨울 대비 기간이 짧음 | 온실 재배 시 |
내 경험상 가장 확실한 방법은 11월 중순에 심는 것이다. 이때 심으면 겨울 동안 뿌리가 충분히 내리고, 이듬해 봄에는 새순이 힘차게 올라온다.
다만 중부지방이나 산간지역이라면 3월 초에 심는 게 안전하다. 어린 묘목이 영하 10도 이하의 추위를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토양 준비도 중요하다. 매실나무는 배수가 잘 되는 사질양토를 좋아한다.심기 2-3주 전에 구덩이를 파고 퇴비와 완숙 거름을 섞어 묻어두면, 미생물이 활성화되면서 뿌리가 자리 잡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구덩이 크기는 가로세로 60cm, 깊이 50cm 정도면 충분하다.묘목을 고를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인터넷에서 파는 1년생 묘목 가격은 보통 5,000원에서 15,000원 사이인데, 너무 싼 것은 뿌리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직접 농장에 가서 고르는 걸 추천한다. 뿌리가 3-4갈래로 갈라지고, 줄기에 상처가 없는 것을 골라야 한다.심은 후 첫 1년은 물 관리가 생명이다. 가뭄이 들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충분히 줘야 하지만, 과습은 절대 금물이다.잡초도 자주 뽑아줘야 하는데, 특히 환삼덩굴이나 메꽃 같은 덩굴성 잡초는 나무를 감아 죽일 수 있으니 발견 즉시 제거해야 한다.가지치기, 언제 어떻게 해야 수확량이 두 배가 될까
가지치기를 처음 배울 때 내가 가장 많이 한 실수는 '너무 아껴서 자르는 것'이었다. 매실나무는 생각보다 과감하게 잘라줘야 한다.
실제로 일본 교토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적절한 전정을 한 매실나무가 전정하지 않은 나무보다 수확량이 평균 1.8배 많았다. 그만큼 가지치기는 단순한 미용이 아니라 생산성을 결정짓는 핵심 작업이다.겨울 전정은 12월에서 2월 말 사이에 한다. 이때 나무는 휴면 상태라서 상처 회복이 빠르고, 영양 손실도 적다.겨울 전정의 목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나무의 형태를 잡는 것. 둘째, 꽃눈이 잘 생기도록 유도하는 것. 셋째, 통풍과 채광을 개선하는 것.| 전정 종류 | 시기 | 주요 작업 | 효과 |
|---|---|---|---|
| 겨울 전정 (휴면기 전정) | 12월-2월 말 | 중심 줄기 정리, 겹가지·마른가지 제거, 수형 잡기 | 꽃눈 형성 촉진, 통풍 개선, 수확량 증가 |
| 여름 전정 (생육기 전정) | 6월-7월 (수확 직후) | 병든 가지·겹가지 정리, 웃자란 가지 절단 | 햇빛 투과율 향상, 다음 해 꽃눈 형성 도움 |
| 비상 전정 | 태풍·폭설 피해 후 | 부러진 가지, 찢어진 가지 제거 | 2차 피해 예방, 빠른 회복 유도 |
겨울 전정의 핵심은 '중심 줄기를 살리면서 옆 가지를 균형 있게 배치하는 것'이다. 중심 줄기는 나무의 기둥 역할을 하므로 절대 짧게 자르면 안 된다.
대신 옆 가지 중에서 안쪽으로 자라거나 서로 겹치는 것은 과감히 잘라낸다. 내가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하는 방법을 소개하겠다.먼저 전체 가지를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며 마른 가지와 병든 가지를 찾는다. 이건 무조건 밑동부터 잘라낸다.그다음으로 중심 줄기를 기준으로 4-5개의 주된 옆 가지를 남기고 나머지는 솎아낸다. 이때 옆 가지는 서로 30cm 이상 간격을 두고, 위로 향한 것보다 옆으로 퍼지는 것을 남기는 게 좋다.아래로 처진 가지나 안쪽으로 자란 가지는 햇빛을 가리고 통풍을 막으므로 제거 대상 1순위다. 절단 부위 처리도 신경 써야 한다.지름 2cm 이상 굵은 가지를 자른 후에는 반드시 도포제를 발라야 한다. 시중에 파는 전정 도포제는 5,000원에서 10,000원 정도 하는데, 한 병이면 2-3년은 쓴다.안 바르면 상처 부위로 병균이 침투해 부패할 위험이 크다. 여름 전정은 6월에서 7월, 매실 수확이 끝난 직후에 한다.겨울 전정보다 훨씬 가볍게 한다. 주로 병든 가지나 수확 중 부러진 가지를 정리하고, 너무 웃자란 가지는 10-20cm 정도만 잘라준다.여름에 너무 많이 자르면 나무가 스트레스를 받아 다음 해 꽃눈 형성에 지장이 생긴다. 가지치기 도구 선택도 중요하다.1cm 이하의 가는 가지는 일반 전지 가위로 충분하지만, 2cm 이상 굵은 가지는 각지나 톱이 필요하다. 인터넷에서 파는 세트 상품은 보통 2만 원에서 5만 원 사이인데, 너무 싼 것은 날이 무뎌서 가지가 찢어질 수 있다.나는 3만 원대 중반의 일본산 전지 가위를 3년째 쓰고 있는데, 한 번 사면 오래 쓰니 투자할 만하다. 가지치기를 마친 후에는 반드시 비료를 줘야 한다.전정으로 상처를 입은 나무는 회복을 위해 영양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질소 성분이 적당히 들어 있는 복합 비료를 나무 둘레에 뿌려주면 효과적이다.병충해 방제, 시기를 놓치면 모든 게 물거품
매실나무는 겉보기엔 강해 보여도 실제로는 병충해에 꽤 취약하다. 특히 장마철이 시작되는 6월부터 9월 사이가 가장 위험하다.
이 시기에 방제를 소홀히 하면 탄저병, 검은무늬병, 깍지벌레, 복숭아순나방 등이 한꺼번에 덮친다. 내가 가장 당황했던 경험은 3년 전 여름이었다.장마가 유난히 길었던 해였는데, 7월 초에 잎에 갈색 반점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보름 만에 나무 전체로 번졌다. 그때는 무슨 병인지도 몰라서 인터넷 검색하다가 겨우 탄저병인 걸 알아냈다.이미 늦은 상태였고, 그해 수확량은 전년 대비 60% 감소했다.| 병충해 종류 | 발생 시기 | 주요 증상 | 방제 약제 | 방제 시기 |
|---|---|---|---|---|
| 탄저병 | 6월-9월 (장마철) | 잎에 갈색 반점, 열매 썩음, 낙과 | 디페노코나졸, 테부코나졸 | 6월 초 예방 살포, 장마 후 즉시 |
| 검은무늬병 | 5월-7월 | 잎에 검은 둥근 무늬, 열매 표면 거칠어짐 | 만코제브, 클로로탈로닐 | 개화 직후, 2주 간격 2-3회 |
| 깍지벌레 | 5월-8월 | 가지에 하얀 솜털 같은 것, 잎 말림 | 기계유 유제, 아세타미프리드 | 5월 초 부화 시기 집중 방제 |
| 복숭아순나방 | 4월-9월 | 새순 시들음, 열매 속 벌레 | 클로르피리포스, 페니트로티온 | 4월 중순 첫 발생, 이후 2주 간격 |
| 꽃매미 | 6월-9월 | 잎 뒷면 알 덩어리, 수액 빨아먹음 | 디노테푸란, 이미다클로프리드 | 6월 초 약충 시기 집중 방제 |
방제의 핵심은 '예방'이다. 병이 이미 발생한 후에는 치료가 쉽지 않다.
특히 탄저병은 한 번 걸리면 완전히 없애기 어려워서, 매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2월 말에서 3월 초에 석회유황합제를 뿌리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석회유황합제는 겨울 동안 나무 껍질 틈에서 월동하는 해충의 알과 병원균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시중에서 1리터에 8,000원에서 12,000원 정도에 판다.한 그루에 500ml 정도면 충분하니, 10그루 기준으로 5리터 통 하나면 된다. 다만 주의할 점은 석회유황합제는 알칼리성이 강해서 나무가 발아하기 전에만 사용해야 한다.새순이 나온 후에 뿌리면 잎이 타들어간다. 개화 후인 5월에서 6월 사이에는 예방 차원에서 살균제와 살충제를 섞어 뿌려준다.이때 중요한 건 두 가지 약제를 섞을 때 상호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다. 농약 판매점에서 "이거랑 이거 섞어도 되나요?"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친절히 알려준다.직접 섞을 때는 물에 먼저 한 가지를 풀고, 잘 섞인 후에 다른 한 가지를 넣는 순서를 지켜야 한다. 장마철인 7월에서 8월은 탄저병 방제에 집중해야 한다.비가 오기 전에 미리 약을 뿌려두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만약 비 온 후에 뿌린다면, 비가 그친 후 24시간 이내에 하는 게 좋다.약이 빗물에 씻겨 내려가기 전에 나무 표면에 흡착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10월, 수확이 끝난 후에도 방제는 계속된다.이 시기에는 병든 가지와 잎을 제거하고, 해충의 알 덩어리를 찾아 없애는 작업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다음 해에 발생할 병충해의 밀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나는 매년 10월 말에 나무 전체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마른 가지와 병든 잎을 제거하는데, 이 작업만으로도 이듬해 방제 횟수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비료 주는 시기와 방법, 이것만 알면 된다
매실나무는 1년에 세 번 비료를 줘야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한 번에 많이 주는 실수를 한다.
비료는 한 번에 많이 주는 것보다 여러 번 나눠 주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3월, 꽃눈이 형성되는 시기에는 질소질 비료가 필요하다.요소비료나 깻묵을 사용하는데, 성인 주먹 크기만 한 양을 나무 둘레에 뿌려준다. 이때 주의할 점은 비료를 뿌리 가까이에 주지 말고, 나무 수관(가지가 퍼진 범위) 가장자리에 주는 것이다.뿌리의 흡수 부위가 수관 끝부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기 | 비료 종류 | 성분 비율 (N-P-K) | 사용량 (성목 기준) | 효과 |
|---|---|---|---|---|
| 3월 (개화 전) | 요소비료, 깻묵 | 21-0-0 또는 유기질 | 200-300g/그루 | 꽃눈 형성 촉진, 새순 발생 |
| 6월 (과실 비대기) | 인산·칼륨 비료 | 0-10-20 또는 용과린 | 300-400g/그루 | 열매 크기 증가, 당도 향상 |
| 9월 (수확 후) | 복합비료 | 14-14-14 또는 17-17-17 | 400-500g/그루 | 나무 회복, 내년 꽃눈 형성 |
6월, 열매가 굵어지는 시기에는 인산과 칼륨 성분이 많은 비료를 준다. 이 시기에 질소를 너무 많이 주면 열매보다 잎이 무성해져서 오히려 수확량이 줄어든다.
시중에 파는 과실 전용 비료는 1kg에 5,000원에서 8,000원 정도다. 9월, 수확이 끝난 후에는 복합비료를 줘서 나무가 회복하도록 돕는다.이 비료는 다음 해 꽃눈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절대 빼먹으면 안 된다. 나는 매년 9월 중순에 복합비료를 준 후, 2주 뒤에 다시 한 번 유기질 비료를 추가로 준다.이렇게 하면 겨울을 나는 동안 나무가 충분한 영양을 비축할 수 있다. 비료를 줄 때는 반드시 날씨를 확인해야 한다.비가 오기 전날 주면 비료 성분이 빗물에 녹아 흙 속으로 스며들어 효과가 좋다. 반대로 너무 건조한 날 주면 비료가 제대로 녹지 않아 뿌리가 흡수하기 어렵다.마무리하며
매실나무 재배는 생각보다 까다롭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 특히 직접 키운 매실로 청이나 장아찌를 만들면 그 맛이 남다르다.
올해는 계획적으로 병충해 방제와 가지치기를 해서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누려보길 바란다. 처음에는 모든 걸 완벽하게 하려고 욕심내지 말고, 기본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따라 해보자. 심는 시기와 가지치기, 방제 시기만 지켜도 수확량은 분명히 달라진다.매실나무 앞에 서서 주렁주렁 열린 열매를 바라보는 그 순간, 모든 수고가 보상받는 기분이 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