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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지인으로부터 "메주콩 좀 키워볼까 하는데, 언제 심어야 하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른바 '전원생활'에 막 입문한 분이었는데, 처음 콩을 키우겠다고 마음먹으니 막막한 게 많다고 하더군요.
사실 저도 처음 콩을 심었을 때를 떠올리면 참 여러 가지 실수를 했습니다. 너무 일찍 심어서 싹이 얼어 죽은 적도 있고, 심기를 너무 늦춰서 수확량이 반 토막 난 적도 있습니다.오늘은 그런 시행착오를 겪으며 쌓아온 경험과 농촌진흥청에서 제공하는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메주콩 재배의 모든 것을 정리해보려 합니다.메주콩, 어떤 품종을 골라야 할까
처음 메주콩 재배에 도전하는 분들이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난관은 '품종 선택'입니다. 종묘사에 가보면 이름도 생소한 품종들이 수두룩하거든요.
농촌진흥청에서 보급하는 품종만 해도 선풍, 대찬, 청미인, 세움, 대풍2호, 미풍, 미소, 신바람 등 8종에 이릅니다. 여기에 지역 재래종까지 합치면 선택지는 더욱 넓어집니다.실제로 지난해 충북 청원의 한 농가를 방문했을 때 들은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5년째 메주콩을 재배한다는 그 농부는 처음 2년 동안 품종 선택을 잘못해서 고생을 톡톡히 했다고 합니다."그냥 콩이면 다 비슷하겠지" 하고 아무 품종이나 심었다가 장마에 쓰러지고 병해충에 시달리는 걸 보고 나서야 품종 선택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하더군요.| 품종명 | 주요 특징 | 수량성 | 쓰러짐 저항성 | 재배 적합 지역 |
|---|---|---|---|---|
| 선풍 | 논재배 가능, 기계수확 적합 | 매우 높음 | 강함 | 전국 |
| 대찬 | 꼬투리 위치 높음, 논재배 가능 | 높음 | 강함 | 중부 이남 |
| 청미인 | 녹색콩, 불마름병 강함 | 중간 | 중간 | 전국 |
| 세움 | 쥐눈이콩, 소립종 | 높음 | 강함 | 전국 |
| 대풍2호 | 대립종, 두부용 | 매우 높음 | 중간 | 남부 |
| 미풍 | 장류용, 가공적성 우수 | 높음 | 중간 | 중부 이남 |
이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같은 메주콩이라도 품종에 따라 특성이 확연히 다릅니다. 예를 들어 논에서 콩을 재배할 계획이라면 '선풍'이나 '대찬'처럼 습해에 강하고 쓰러짐에 잘 견디는 품종을 선택해야 합니다.
반면, 두부나 청국장용으로 쓸 거라면 '대풍2호'처럼 대립종이 유리하고요. 가장 중요한 건 '용도'와 '재배 환경'을 먼저 확실히 정하는 겁니다.저 같은 경우, 메주를 직접 담그려고 시작했기 때문에 단백질 함량이 높은 장류용 품종을 선택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시중에 파는 콩을 심었는데, 발아율도 낮고 병충해에도 약해서 실망한 적이 있네요.보급종 종자를 구입하는 게 훨씬 안전합니다. 농협이나 종묘사에서 구할 수 있고, 가격도 1kg당 1만 원 안팎으로 부담스럽지 않습니다.콩 심는 시기, 하루가 아까운 이유
"콩 심는 시기가 그렇게 중요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직접 3년 동안 시기를 달리해서 재배해본 결과, 파종 시기에 따라 수확량이 최대 30%까지 차이 나는 걸 확인했습니다.| 지역 | 적정 파종 시기 | 파종 한계기 | 수확 시기 | 비고 |
|---|---|---|---|---|
| 중부 지역(경기, 강원, 충청) | 5월 중순 - 6월 초 | 6월 하순 | 9월 하순 - 10월 중순 | 남부보다 다소 일찍 파종 |
| 남부 지역(전라, 경상) | 6월 초 - 6월 하순 | 7월 초 | 10월 중순 - 11월 초 | 늦서리 주의 |
| 북부 지역(강원 산간) | 5월 초 - 5월 중순 | 6월 중순 | 9월 중순 - 10월 초 | 조생종 선택 권장 |
이 표에서 눈여겨볼 점은 '파종 한계기'입니다. 중부 지역의 경우 6월 하순이 지나면 콩을 심어도 제대로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적정 시기보다 10일만 늦게 심어도 수량이 10-15% 감소한다고 합니다. 20일이 늦어지면 무려 30% 이상 떨어집니다.작년에 제가 겪은 사례를 하나 들자면, 6월 초에 심은 콩과 6월 말에 심은 콩의 차이가 정말 컸습니다. 같은 품종, 같은 거름, 같은 관리를 했는데도 6월 말에 심은 콩은 키가 작고 꼬투리 수도 현저히 적었습니다.게다가 늦게 심은 콩은 가을 서리 피해까지 입어서 알이 제대로 여물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너무 일찍 심는 것도 문제입니다.5월 초에 심었던 콩은 뜻밖의 늦서리를 만나 싹이 얼어 죽는 바람에 다시 파종해야 했습니다. 결국 '적기'보다 중요한 건 없더군요.지역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5월 중순부터 6월 하순 사이가 가장 안전합니다. 특히 중부 지역은 5월 20일-6월 10일 사이에 파종하는 걸 추천합니다.콩 심는 방법, 이렇게 하면 수확량이 달라진다
콩 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종자를 직접 밭에 뿌리는 직파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모종을 길러서 옮겨 심는 방식입니다.
저는 처음에는 직파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모종 방식으로 정착했습니다. 직파의 가장 큰 문제는 '새 피해'입니다.콩을 심자마자 까치나 비둘기 같은 새들이 날아와서 씨앗을 파먹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실제로 첫해에는 심은 콩의 30% 정도를 새에게 빼앗겼습니다.반면 모종을 길러서 심으면 새 피해를 거의 피할 수 있고, 발아율도 훨씬 높습니다.| 구분 | 직파 방식 | 모종 방식 |
|---|---|---|
| 파종 시기 | 5월 중순 - 6월 초 | 6월 초 - 6월 중순 |
| 발아율 | 60-70% | 90% 이상 |
| 새 피해 | 심함 | 거의 없음 |
| 초기 생육 | 느림 | 빠름 |
| 노동력 | 적게 듦 | 많이 듦 |
| 수확량 | 10a당 200-250kg | 10a당 250-300kg |
모종을 기를 때는 밭 한켠에 상토를 준비하고 4-5월에 씨앗을 뿌려줍니다. 15-20일 정도 지나면 본잎이 2-3장 나오는데, 이때가 아주심기 적기입니다.
모종 사이 간격은 15-20cm, 이랑 사이는 60-70cm로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파종 깊이도 신경 써야 합니다.너무 깊게 심으면 싹이 땅을 뚫고 나오지 못하고, 너무 얕게 심으면 뿌리가 제대로 내리지 못합니다. 3-4cm 깊이가 가장 적당하며, 한 구멍에 2-3알씩 넣어줍니다.1알만 넣으면 쓰러짐에 약해지고, 4알 이상 넣으면 과밀해서 오히려 수량이 떨어집니다.물 빠짐과 북주기, 콩 농사의 성패를 가르다
콩 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환경 요소를 꼽으라면 단연 '배수'입니다. 콩은 물을 좋아하는 작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과습에 매우 취약합니다.
특히 7-8월 장마철에 물이 고이면 뿌리가 썩거나 각종 병해충이 창궐합니다.| 배수 상태 | 재배 방식 | 이랑 높이 | 장마 후 생존율 | 수확량(10a 기준) |
|---|---|---|---|---|
| 양호 | 평이랑 | 10-15cm | 95% | 260-300kg |
| 보통 | 약간 높은 이랑 | 20-25cm | 85% | 230-260kg |
| 불량 | 높은 이랑 | 30-40cm | 70% | 180-220kg |
이 표를 보면 배수가 '양호'한 땅과 '불량'한 땅의 수확량 차이가 80kg 이상 납니다. 300평 기준으로 따지면 240kg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죠. 시중에 메주콩 1kg당 3,000-4,000원 정도 하니까, 단순 계산으로도 100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배수가 잘 안 되는 땅이라면 높은 이랑을 만드는 게 필수입니다. 이랑 높이를 30-40cm로 올리면 장마철에도 뿌리가 물에 잠기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아파트 베란다나 소형 텃밭에서 키우는 경우라면 화분 바닥에 자갈을 깔고 배수층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북주기는 본잎이 2-3장 나올 때부터 시작합니다.떡잎이 난 자리까지 흙을 덮어주면 뿌리 내림이 좋아지고 쓰러짐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보통 2-3회 정도 해주는데, 꽃이 피기 전까지 마무리하는 게 좋습니다.북주기를 하면서 잡초도 함께 제거해주면 일석이조입니다.순지르기와 웃거름, 알찬 수확을 위한 비결
콩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재미있는 작업이 바로 '순지르기'입니다. 식물의 생장점을 잘라주면 옆으로 가지가 많이 나와서 꼬투리 수가 늘어납니다.
처음에는 "식물을 자르다니" 하고 망설였는데, 막상 해보니 효과가 확실하더군요.| 순지르기 횟수 | 시기 | 방법 | 수확량 증가율 |
|---|---|---|---|
| 1회 | 본잎 5-7장 시기 | 생장점(맨 위) 제거, 잎 5장 남김 | 15-20% |
| 2회 | 1차 후 15일 | 새로 자란 가지 생장점 제거 | 25-30% |
| 3회(서리태만) | 2차 후 15일, 꽃 피기 전 | 추가 가지 생장점 제거 | 30-35% |
표를 보면 순지르기를 2회 했을 때와 안 했을 때의 수확량 차이가 25-30%나 납니다. 특히 메주콩과 나물콩은 2회까지 해주는 게 기본이고, 서리태는 3회까지 해주기도 합니다.
단, 세 번째 순지르기는 반드시 꽃이 피기 전에 해야 합니다. 꽃이 핀 후에 하면 오히려 수확량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웃거름은 8월 초, 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에 줍니다. 이때 콩은 영양생장에서 생식생장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질소와 칼리가 부족하면 꼬투리가 제대로 여물지 않습니다. NK복합비료를 300평 기준 10-20kg 정도 뿌려주면 됩니다.저는 개인적으로 화학비료보다는 계분이나 깻묵 같은 유기질 비료를 선호합니다. 효과는 조금 느리지만 토양을 해치지 않고, 콩 맛도 더 좋아지는 느낌입니다.유기농으로 키운 콩으로 메주를 쑤면 구수한 맛이 훨씬 진합니다.병해충 관리, 이렇게 하면 걱정 끝
콩 재배에서 가장 골치 아픈 게 병해충입니다. 특히 장마철이면 각종 병이 돌고, 노린재 같은 해충이 창궐합니다.
제가 3년 차에 겪었던 노균병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잎에 누런 반점이 생기더니 순식간에 밭 전체로 번져서 수확량이 반 토막 났습니다.| 병해충 종류 | 주요 증상 | 발생 시기 | 방제 방법 | 예방 대책 |
|---|---|---|---|---|
| 노균병 | 잎 뒷면 흰 곰팡이, 잎 황화 | 7-8월 장마철 | 저항성 품종 선택, 밀식 피하기 | 윤작, 병든 식물 제거 |
| 자주무늬병 | 종자 자색 변색, 잎 마름 | 8-9월 | 종자 소독, 건전 종자 사용 | 1년 이상 윤작 |
| 탄저병 | 갈색 반점, 조기 낙엽 | 7-9월 | 건전 종자 사용, 병든 식물 제거 | 배수 개선, 통풍 확보 |
| 노린재 | 종자 흡즙, 쭉정이 발생 | 7-10월 | 적용 약제 살포 | 주변 잡초 제거, 끈끈이트랩 |
이 표에서 중요한 건 '예방'이 '방제'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점입니다. 병이 발생한 후에 약을 치는 건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건전한 종자를 사용하고, 밀식을 피하며, 배수를 철저히 하는 것만으로도 70% 이상 예방할 수 있습니다. 노린재의 경우, 특히 까다롭습니다.성충이 날아다니면서 피해를 주기 때문에 완전 방제가 어렵습니다. 저는 밭 주변에 끈끈이트랩을 설치하고, 해바라기나 메밀 같은 유인 식물을 심어서 노린재를 유인한 후 제거하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화학약제는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사용 전에는 반드시 안전사용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수확의 기쁨, 이때가 가장 중요하다
드디어 수확입니다. 콩 재배의 모든 과정이 이 순간을 위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수확 시기를 놓치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습니다.| 수확 목적 | 수확 시기 | 판단 기준 | 주의사항 |
|---|---|---|---|
| 풋콩(생식용) | 꼬투리 도톰해질 때 | 꼬투리 푸른색, 알이 차 있음 | 너무 늦으면 질겨짐 |
| 마른콩(메주용) | 꼬투리 갈변, 잎 낙엽 시기 | 꼬투리 80% 이상 갈색, 잎 70% 낙엽 | 너무 이르면 미숙립 발생 |
| 종자용 | 완전 성숙 후 | 꼬투리 완전 갈색, 줄기 마름 | 건조 후 탈곡 |
메주용 마른콩을 수확할 때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입니다. 너무 일찍 수확하면 덜 여문 콩이 많아서 메주를 쑤었을 때 맛이 떨어집니다.
반대로 너무 늦게 수확하면 꼬투리가 터져서 콩이 땅에 떨어져 버립니다. 특히 비가 오기 전에 서둘러 수확해야 합니다.제 경험상, 꼬투리의 80% 정도가 갈색으로 변하고 잎이 70% 정도 떨어졌을 때가 가장 적기입니다. 이때 수확해서 3-4일 정도 그늘에서 말린 후 탈곡하면 깨끗한 콩을 얻을 수 있습니다.수확 후 바로 탈곡하지 말고, 충분히 건조한 후에 하는 게 중요합니다. 수분이 남아 있으면 저장 중에 곰팡이가 필 수 있습니다.수확한 콩은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밀폐 용기에 넣을 때는 완전히 건조한 후에 넣고,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두는 게 좋습니다.특히 청미인 같은 녹색 콩은 햇빛에 노출되면 껍질 색이 연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메주콩 재배는 생각보다 많은 정성이 필요한 작업입니다.하지만 직접 키운 콩으로 메주를 쑤고, 된장을 담가 먹는 맛은 그 수고를 충분히 보상해줍니다. 올해는 저도 새로운 품종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특히 '세움'이라는 쥐눈이콩 품종이 쓰러짐에 강하고 수량도 많다고 하니, 한번 시험 삼아 심어보려 합니다. 여러분도 자신에게 맞는 품종과 시기를 잘 선택해서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누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