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핀 쌀은 씻어서 밥을 지어도 먹으면 안 됩니다. 곰팡이가 생성하는 아플라톡신, 오크라톡신, 제아레논 같은 독소는 물로 헹궈도 제거되지 않고, 아플라톡신은 268도 이상의 고온에서나 분해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조리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플라톡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고, 오크라톡신은 신장 손상을, 제아레논은 호르몬 이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변색이나 퀴퀴한 냄새가 느껴진다면 아까워하지 말고 전량 폐기하는 것이 맞습니다.
쌀뜨물 색만 봐도 곰팡이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쌀을 씻을 때 쌀뜨물이 맑은 백색이 아니라 탁한 회색빛을 띤다면 곰팡이가 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쌀뜨물이 검거나 푸르게 보이는 경우, 그리고 쌀알에 검게 변색된 부분이 보이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쌀알 전체가 까맣게 변하지 않았더라도 일부분이라도 변색이 진행됐다면 이미 곰팡이가 퍼진 상태로 봐야 합니다.
냄새도 중요한 단서입니다. 곰팡이 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올라온다면 색 변화가 뚜렷하지 않아도 사용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씻어도 가열해도 독소는 남습니다
쌀을 여러 번 씻으면 다시 하얗게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겉에 붙은 포자만 씻겨 나간 것이지 독소까지 제거된 게 아닙니다. 밥을 짓거나 죽을 끓이듯 열을 가하면 괜찮아질 거라 기대하기도 하지만, 아플라톡신 같은 독소는 268도 이상에서나 분해됩니다. 가정용 밥솥이나 냄비 조리 온도로는 이 수준에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곰팡이가 핀 쌀에는 곰팡이 독소뿐 아니라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미생물도 함께 번식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색이 다시 밝아 보여도 폐기가 원칙입니다.
곰팡이 독소가 몸에 미치는 영향

| 독소 종류 | 주요 영향 |
|---|---|
| 아플라톡신 | 1군 발암물질, 간암 유발 |
| 오크라톡신 | 신장 손상, 신장염 |
| 제아레논 | 호르몬 이상, 불임 |
이 세 가지 외에도 곰팡이균을 섭취하면 복통, 설사, 구토, 두통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곰팡이 핀 쌀을 모르고 소량 먹었다고 해서 곧바로 암 같은 질환이 생기는 것은 아니므로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르고 먹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섭취한 곰팡이 독소를 특별히 해독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이상욱 원장(인천참사랑병원)은 "앞으로 곰팡이 핀 쌀을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설사 등 급성 소화기계 증상이 반복된다면 병원에서 증상에 대한 치료를 받고, 장 검사를 받아보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 소량을 모르고 먹은 경우: 즉각적인 질환으로 이어지지는 않으므로 경과를 지켜봅니다.
- 복통·설사·구토가 반복되는 경우: 병원에서 증상 치료를 받고 필요하면 장 검사를 진행합니다.
- 남은 쌀: 변색 여부와 무관하게 해당 봉지 전체를 폐기합니다.
보관 온도만 지켜도 곰팡이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이 쌀 보관 온도에 따른 품질 변화를 연구한 결과, 밀폐용기에 담아 4도 정도에서 보관했을 때 품질 변화가 가장 적었습니다. 냉동실이나 실온보다 냉장고 보관이 가장 좋고, 여의치 않다면 평균 온도가 낮은 10월부터 4월 사이에는 햇빛이 들지 않는 서늘한 실온도 괜찮습니다.

| 보관 위치 | 권장 여부 |
|---|---|
| 냉장고 밀폐용기 4도 | 가장 적합 |
| 서늘한 실온(10~4월) | 차선 |
| 냉동실 | 권장하지 않음 |
여름철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겨울에도 실내 온도가 높고 결로가 심한 곳에 쌀을 두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영하의 기온에서는 쌀이 얼면서 수분 부피가 커져 금이 가거나 깨지기 쉬우므로, 너무 낮은 온도도 피하는 게 좋습니다.
Q. 곰팡이 핀 쌀을 씻어서 밥을 지으면 괜찮지 않나요?
아닙니다. 씻는 과정에서는 겉의 포자만 일부 씻겨 나가고 독소는 남습니다. 밥을 짓는 온도로는 아플라톡신이 분해되지 않습니다.
Q. 쌀알 한두 개만 변색됐는데 그 부분만 골라내면 되나요?
일부분만 변색돼도 이미 곰팡이가 퍼진 상태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변색된 부분만 골라내고 나머지를 먹는 방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Q. 곰팡이 핀 쌀을 조금 먹었는데 병원에 가야 하나요?
소량 섭취로 즉시 질환이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설사나 복통 같은 급성 소화기계 증상이 반복된다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필요 시 장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