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요금을 줄이는 출발점은 요금제를 바꾸는 게 아니라 새는 물을 먼저 찾는 것입니다. 물을 쓰지 않는데도 수도계량기의 별모양 표시가 돌아가거나 디지털 계기판 숫자가 바뀐다면 그 자체가 누수 신호입니다. 세탁기·정수기·보일러·변기처럼 수도꼭지를 열어둔 채 자동으로 물을 채우는 기기는 누수가 잦은 편이라 여기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누수를 확인했다면 배관 상태에 따라 요금 감면을 신청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고, 평소 습관만 바꿔도 사용량 자체를 눈에 띄게 낮출 수 있습니다.
물 안 쓰는데 계량기 별모양이 돈다면
가정에서 누수를 가장 빨리 잡아내는 방법은 계량기 관찰입니다. 집 안 모든 수도를 잠근 상태에서 계량기를 들여다보고, 별모양이 돌거나 디지털 계기판 숫자가 올라가면 옥내 어딘가에서 물이 새고 있다는 뜻입니다.
확인 순서는 이렇게 잡으면 됩니다.

- 집 안 모든 수도꼭지와 샤워기를 완전히 잠급니다.
- 세탁기, 정수기, 보일러, 변기 등 자동 급수 기기는 그대로 둔 채 계량기를 봅니다.
- 별모양이 움직이면 변기 물탱크부터 순서대로 점검합니다.
- 바닥이나 벽 속 배관으로 의심되면 수도설비업체에 누수공사를 의뢰합니다.
변기는 물을 필요할 때마다 자동으로 채우는 구조라 누수가 빈번한 지점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보일러 배관이나 벽 속 수도배관에서 새는 경우라면 직접 손으로 해결하기 어려우니 업체 점검을 받는 편이 낫습니다.
누수로 새어나간 요금, 감면받을 수 있을까
옥내 누수로 요금이 튄 경우에는 감면 신청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다만 아무 때나 되는 것이 아니라 조건과 기한이 정해져 있습니다.
- 누수공사를 마친 뒤 고지서 통지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신청해야 합니다.
- 공사 사진과 영수증 등 누수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지참해야 합니다.
- 요금 감면은 누수 사실이 확인된 경우에 한해 검토됩니다.
기한이 지나면 감면 대상에서 밀려날 수 있으니 공사를 마치면 서류를 바로 챙겨두는 게 안전합니다. 이사나 장기 출장처럼 집을 비우는 상황이라면 아예 급수중지 신청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지금까지 사용한 요금은 정산해야 하고, 계량기 구경별 요금은 계속 부과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절수기기 하나로 바뀌는 숫자들
사용 습관을 건드리기 전에 설비부터 손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실제로 절수기기를 도입한 곳들의 절감 폭은 상당했습니다.

| 도입 사례 | 절감 효과 |
|---|---|
| 서울 소피텔앰베서더 호텔 | 월 220만원 절약 |
| 제주 목욕탕 1개 업소 | 연 1,360만원 절약 |
| 용화여고 변기 80개 교체 | 수도요금 10% 감소 |
서울 소피텔앰베서더 호텔은 1998년 10월 1,255만원을 들여 주방과 화장실 세면대, 객실 등에 절수기기를 설치했습니다. 수도관을 좁게 만들어 높은 압력으로 적은 물을 내보내는 방식이었고, 월간 1,458톤을 아껴 매달 220만원씩 요금을 줄였습니다. 투자비는 6개월 만에 전액 회수됐고 연간으로는 2,440만원을 절감했습니다.
제주도 목욕탕 156개 업체도 1997년 10월 업소당 465만원을 들여 수도꼭지와 샤워기를 누름식 절수형으로 바꿨습니다. 업소당 연평균 19,683톤을 아껴 매년 1,360만원씩 요금이 줄었고, 제주 전체로는 연 300만 톤, 제주 연간 상수도 생산량의 4.5%에 해당하는 양이었습니다.
학교 사례도 있습니다.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는 1998년 4월 화장실 10곳의 변기 80개를 절수 조절용으로 교체해 세척수를 12리터에서 5~6리터로 줄였습니다. 교직원과 학생들이 물 절약에 함께 나선 결과 상수도 요금이 10% 감소했고, 금액으로는 월 10만원, 연간 120여만원이었습니다.
가정에서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변기 물탱크에 모래나 자갈을 채운 플라스틱 물병이나 벽돌을 넣으면 20% 정도의 절수 효과가 있습니다. 절수기기를 설치하면 양변기 총량 13~14리터 기준 5~7리터, 30~40%의 절감이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설거지와 세면, 하루 습관에서 갈리는 차이
설비만큼 중요한 게 평소 물 쓰는 방식입니다. 식기나 음식그릇에 묻은 기름기는 휴지로 먼저 닦아낸 뒤 세척하면 물이 훨씬 적게 듭니다. 설거지나 야채를 씻을 때 무심코 틀어놓은 수도꼭지를 잠그고 물을 받아 쓰는 것만으로도 아낄 수 있는 양이 큽니다.
세면대와 싱크대의 급수밸브를 조여 배출량 자체를 줄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경기도 여주에 사는 주부 박희준씨는 목욕할 때 아이들을 함께 씻겨 물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목욕물을 화장실 청소에 다시 쓰는 방식으로 1인당 하루 사용량을 108.3리터까지 낮췄습니다. 우리나라 평균치가 395리터인 점을 감안하면 4분의 1 수준입니다.
조직 단위로 누수를 관리한 사례도 눈에 띕니다. 한 부대에서는 모든 수도꼭지마다 절수책임자를 지정하고, 누수를 없앤 책임관에게 상점을 매겨 포상휴가를 주는 제도를 운영했습니다. 그 결과 4~6월 사용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줄었습니다.
요금 고지서를 들여다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사용량을 줄이는 노력과 별개로, 고지서와 계량기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물을 쓰지 않는 시간대에 계량기를 한 번씩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누수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요금 감면 제도나 전자고지 신청도 함께 확인해볼 만합니다. 부천시의 경우 2자녀 이상이면서 18세 이하 자녀가 1명이라도 있는 가정을 대상으로 하며, 상하수도 요금납부 사이버 창구에서 전자고지(알림톡)를 신청하는 방식입니다.
Q. 계량기 별모양이 조금만 움직여도 누수인가요?
물을 전혀 쓰지 않는 상태에서 움직인다면 누수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자동 급수 기기가 작동 중이면 계량기가 움직일 수 있으니, 모든 기기의 급수를 잠근 상태에서 다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Q. 누수공사 후 요금 감면은 언제까지 신청해야 하나요?
고지서 통지일로부터 90일 이내에 공사 사진과 영수증 등 확인 서류를 갖춰 신청해야 합니다. 기한을 넘기면 감면을 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Q. 집을 오래 비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수도행정과에 급수중지 신청을 하면 됩니다. 다만 그때까지 사용한 요금은 정산해야 하고, 계량기 구경별 요금은 계속 부과됩니다.
Q. 변기에 물병을 넣으면 정말 효과가 있나요?
모래나 자갈을 채운 플라스틱 물병 또는 벽돌을 넣으면 20% 정도의 절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안내되고 있습니다. 절수기기를 설치하면 30~40%까지 절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