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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재배, 온도가 전부다
작년 봄, 나는 텃밭에서 박을 키우다가 큰코다쳤다. 4월 초에 마음이 급해서 씨앗을 직파했는데, 한파가 찾아오면서 싹이 전부 얼어버렸다.
그 경험 이후로 박 재배의 첫 번째 법칙을 깨달았다. 박은 저온에 무너진다. 지온이 15도 이상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정답이다. 농촌진흥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부지방 기준으로 5월 중순 이후가 가장 안정적인 파종 시기다.남부지방이라면 4월 하순부터 가능하지만, 기상예보를 꼭 확인해야 한다. 박 씨앗을 바로 밭에 심는 직파 방식은 간편하지만 위험이 따른다.씨앗이 발아하는 데 7-10일이 걸리는데, 이 기간에 온도가 10도 아래로 떨어지면 씨앗이 썩는다. 반면 모종을 이용하면 이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내가 권하는 방법은 4월 초순에 트레이에 씨앗을 심어 30일간 육묘한 후, 5월 초순에 본밭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 방식으로 작년에는 발아율이 95%를 넘겼다.직파보다 모종 재배가 수확량에서 30% 이상 앞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토양 준비도 만만치 않다.박은 비옥한 땅을 좋아한다. 심기 2주 전에 밭에 퇴비를 1㎡당 3kg 정도 넣고 깊이 갈아주면 효과적이다.특히 배수가 중요하다. 물이 고이는 곳에서는 뿌리가 썩기 쉽다.초보자가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질소 비료를 과다하게 주는 것인데, 이러면 잎만 무성하고 열매는 달리지 않는다. 인산과 칼륨 비료를 균형 있게 사용하는 게 핵심이다.| 파종 방식 | 발아율 | 수확량 | 초보자 추천도 |
|---|---|---|---|
| 직파(씨앗 직접 심기) | 60-70% | 낮음 | ★★☆☆☆ |
| 모종 육묘 후 이식 | 90-95% | 높음 | ★★★★★ |
| 구입한 모종 심기 | 95% 이상 | 보통 | ★★★★☆ |
모종을 고를 때는 잎이 짙은 녹색이고 줄기가 굵은 것을 골라야 한다. 시장에서 파는 모종은 개당 1,000-2,000원 정도다.
비싸 보이지만 실패 확률을 줄인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 있다. 나는 처음에 모종 10개를 샀는데, 8개가 무사히 자라서 30개가 넘는 박을 수확했다.씨앗 한 봉지(2,000원)로 50개 모종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직접 육묘하는 게 경제적이지만 시간과 노력이 든다.가지치기와 병충해, 놓치면 수확이 0이 된다
박 넝쿨이 자라기 시작하면 가장 중요한 작업이 바로 가지치기다. 많은 사람들이 이걸 무시하는데, 가지치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넝쿨만 무성해지고 열매는 거의 달리지 않는다.
내 경험상 아들 줄기 2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잘라내는 것이 정답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본 줄기에서 나온 첫 번째와 두 번째 곁가지만 살리고, 그 이후에 나오는 것은 전부 제거한다.그러면 영양분이 집중돼서 암꽃이 잘 달린다. 암꽃은 보통 아들 줄기의 17-19마디 사이에서 핀다.이 부분을 잘 관찰해야 한다. 암꽃은 꽃자루 아래에 작은 박 모양의 씨방이 있고, 수꽃은 없다.이 차이를 모르면 수정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박은 벌이나 바람에 의해 자연 수분되지만, 수정률을 높이기 위해 인공 수분을 해줘도 좋다.아침 9시 전에 수꽃을 따서 암꽃의 암술에 살짝 문질러주면 된다. 이 간단한 작업으로 열매 맺힘 비율이 20% 이상 올라간다.병충해는 박 재배의 최대 적이다. 특히 탄저병과 노균병은 일단 걸리면 되돌리기 어렵다.탄저병은 잎에 갈색 반점이 생기고 점차 확대되며, 노균병은 잎 뒷면에 흰 곰팡이가 핀다. 예방이 최선이다.7-10일 간격으로 석회보르도액을 뿌려주면 효과적이다. 시중에 판매하는 유기농 약제는 5,000-10,000원 선이고, 직접 만들면 재료비가 2,000원 정도다.| 병해 이름 | 증상 | 발생 시기 | 방제 방법 |
|---|---|---|---|
| 탄저병 | 잎에 갈색 반점, 과일 썩음 | 장마철(6-7월) | 석회보르도액 7일 간격 살포 |
| 노균병 | 잎 뒷면 흰 곰팡이, 잎 황변 | 고온다습한 시기 | 저항성 품종 선택, 통풍 확보 |
| 바이러스병 | 잎 모자이크 무늬, 생육 저하 | 진딧물 매개 | 진딧물 방제, 감염株 즉시 제거 |
진딧물은 바이러스병을 옮기는 매개체라서 특히 조심해야 한다. 나는 작년에 진딧물 방제를 소홀히 했다가 박 3주를 통째로 뽑아야 했다.
천적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무당벌레 유충을 구입해서 풀어주면 화학 약제 없이 진딧물을 잡을 수 있다.유충 1,000마리당 15,000원 정도 하는데, 소규모 텃밭이면 500마리면 충분하다.수확시기, 이걸 모르면 재배한 보람이 없다
박 수확시기를 놓치는 건 재배한 수고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이다. 너무 일찍 따면 과육이 덜 차서 맛이 없고, 너무 늦게 따면 표면이 단단해져서 식감이 떨어진다.
내 기준으로 가장 좋은 수확 타이밍은 꽃이 핀 후 20-25일째다. 이때 박의 표면이 광택이 나고 손톱으로 살짝 긁으면 자국이 남는다.만약 자국이 안 남고 미끄럽다면 너무 늦은 거다. 품종에 따라 수확 시기가 조금씩 다르다.일반적으로 심은 후 70-100일 사이에 수확이 가능하다. 조생종은 60-70일, 중생종은 70-85일, 만생종은 85-100일 정도 걸린다.씨앗 봉지에 적힌 정보를 꼭 확인해야 한다. 나는 지난해에 만생종을 심었는데, 70일째에 수확하려다가 덜 익은 박을 따는 바람에 실망했다.이후로 품종별 특성을 메모해두고 있다. 수확할 때는 가위나 칼로 줄기를 깔끔하게 자르는 게 좋다.손으로 비틀면 줄기가 손상돼서 다른 열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수확한 박은 바로 그늘에 두고 2-3일간 숙성시키면 당도가 올라간다.이 과정을 건너뛰는 사람이 많은데, 한 번 해보면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품종 | 수확 가능 시기(파종 후) | 최적 수확일(꽃 핀 후) | 특징 |
|---|---|---|---|
| 조생종 | 60-70일 | 18-22일 | 과육이 연하고 단맛 강함 |
| 중생종 | 70-85일 | 20-25일 | 균형 잡힌 맛과 식감 |
| 만생종 | 85-100일 | 22-28일 | 저장성 우수, 단단한 질감 |
수확시기를 판단하는 또 다른 방법은 박의 크기다. 품종마다 다르지만, 보통 지름이 10-15cm, 무게가 1-2kg 정도일 때가 가장 적당하다.
너무 크게 키우려고 기다리면 질긴 섬유질이 생겨서 요리하기 어려워진다. 시장에서 파는 박은 주로 1.5kg 내외로, 이 크기가 가장 선호된다.보관 방법, 1년 내내 신선하게 먹는 비결
박을 제대로 보관하면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방법을 모르면 일주일 만에 상하기 일쑤다.
내 경험상 가장 실용적인 방법은 용도별로 나눠서 보관하는 것이다. 단기간에 먹을 건 냉장 보관하고, 장기 보관할 건 냉동이나 건조로 처리한다.냉장 보관은 1주일 이내에 먹을 때 적합하다. 박을 깨끗이 씻은 후 껍질을 벗기고 씨를 제거한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밀폐 용기에 담는다.이때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 나는 키친타월로 표면을 꼼꼼히 닦은 후 용기에 넣는다.냉장실 온도는 4도 전후가 가장 좋다. 냉동 보관은 6개월 이상 보관할 때 유용하다.박을 손질한 후 한 번 먹을 분량씩 소분해서 지퍼백에 넣는다. 이때 공기를 최대한 빼주면 냉동 품질이 훨씬 좋아진다.해동할 때는 냉장실에서 천천히 녹이는 게 좋다. 급속 해동하면 과육이 물러지고 식감이 나빠진다.나는 주말마다 박을 꺼서 찌개나 전골에 넣는데, 냉동한 지 3개월이 지나도 맛이 거의 그대로다. 건조 보관은 박고지를 만들어 장기간 저장하는 방법이다.박을 얇게 썰어서 햇볕이나 건조기에 말리면 된다. 건조기에 말릴 때는 50도에서 8-10시간 정도 걸린다.이렇게 만든 박고지는 된장찌개나 나물에 넣으면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시중에 파는 건조 박고지는 100g에 5,000-8,000원인데, 직접 만들면 비용이 1/3 수준으로 줄어든다.| 보관 방법 | 보관 기간 | 준비 시간 | 추천 용도 |
|---|---|---|---|
| 냉장 보관 | 5-7일 | 15분 | 찌개, 볶음, 샐러드 |
| 냉동 보관 | 6개월 이상 | 30분 | 찌개, 전골, 국 |
| 건조 보관 | 1년 이상 | 8-10시간(건조기 기준) | 나물, 찌개, 튀각 |
주의할 점은 보관 전에 박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다. 상처가 있거나 무른 부분이 있으면 그 부위를 도려내고 보관해야 부패가 번지지 않는다.
나는 보관 전에 항상 박 전체를 살펴보고, 의심스러운 부분은 과감히 잘라낸다. 이렇게 하면 보관 기간이 2배 이상 길어진다.재배 실패 원인과 해결법, 이걸로 종결
박 재배에서 가장 흔한 실패 원인은 온도 관리 실패다. 5월 초에 갑작스러운 한파가 오면 모종이 얼어 죽는다.
이럴 때는 부직포나 비닐로 덮어주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다. 나는 작년에 한파 주의보가 떴을 때 밤새 모종을 덮어줬는데, 이 덕분에 전량을 살릴 수 있었다.부직포는 10m 롤에 10,000원 정도로 저렴하니 미리 준비해두는 게 좋다. 두 번째 실패 원인은 과도한 질소 비료다.이거 하나만 잘못해도 열매가 거의 안 달린다. 질소 비료를 주면 잎이 무성해져서 그늘지고, 결국 열매가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나는 지인에게 인산과 칼륨 비료를 추천받아 사용한 이후로 수확량이 두 배로 늘었다. 비료 가격은 2kg 한 봉지에 5,000-8,000원 선이다.세 번째는 병충해 방제 소홀이다. 주기적으로 살펴보지 않으면 탄저병이나 진딧물이 순식간에 퍼진다.일주일에 한 번은 반드시 잎 앞뒤를 확인해야 한다. 초기 발견이 가장 중요하고, 발견 즉시 조치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실패 원인 | 증상 | 예방법 | 해결법 |
|---|---|---|---|
| 저온 피해 | 잎 시듦, 생육 정지 | 5월 중순 이후 파종, 부직포 준비 | 피해 주 제거 후 재파종 |
| 과다 질소 | 잎만 무성, 열매 없음 | 인산·칼륨 비료 균형 사용 | 질소 비료 중단, 칼륨 추비 |
| 병충해 | 잎 반점, 진딧물 발생 | 7-10일 간격 예방 살포 | 감염 부위 제거, 약제 살포 |
텃밭 초보자라면 이런 실패 원인을 미리 알고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 나도 첫해에는 이런 걸 몰라서 여러 번 실패했다.
하지만 한 번 경험하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훨씬 수월하다. 박은 일단 기본 원칙만 지키면 다른 작물보다 재배 난이도가 낮은 편이다.수확했을 때의 그 성취감을 생각하면 지금 당장 시작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