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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을 시작한 지 3년 차 되던 해, 나는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양상추는 심는 시기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작물로 변한다는 사실이었다.
봄에 심은 양상추는 아삭하고 달콤했지만, 여름에 심은 건 쓴맛이 강해 거의 버리다시피 했다. 그리고 겨울에 파종한 건... 솔직히 말해 거의 자라지도 않았다.이 경험을 바탕으로 양상추 재배의 가장 중요한 변수인 시기 선택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특히 모종 심기와 파종 시기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게 핵심이다.이 둘을 혼동하면 수확량이 반 토막 나는 건 기본이고, 심지어 아예 수확을 못 할 수도 있다.양상추의 온도 민감성 왜 4월과 9월이 골든타임인가
양상추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작물이다. 무나 배추처럼 대충 심어도 잘 자라는 게 아니다.
양상추의 생육 적온은 15-20도다. 이 범위를 벗어나면 스트레스를 받아 추대(꽃대가 올라오는 현상)가 발생하거나 잎이 질겨진다.실제로 농촌진흥청의 연구 데이터를 보면, 25도 이상의 온도에서 자란 양상추는 쓴맛 성분인 락투신(lactucin) 함량이 2.3배 증가한다고 한다. 내가 여름에 재배한 양상추가 썼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구분 | 봄 재배(3-4월 파종) | 여름 재배(6-7월 파종) | 가을 재배(8-9월 파종) |
|---|---|---|---|
| 평균 생육일수 | 65-75일 | 50-60일 | 70-85일 |
| 결구율 | 85-92% | 40-55% | 80-88% |
| 쓴맛 강도 | 낮음 | 매우 높음 | 낮음 |
| 수확량(kg/10a) | 2,800-3,200 | 1,500-2,000 | 2,500-3,000 |
| 추대율 | 5% 미만 | 35-50% | 8-15% |
이 표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여름 재배는 생육일수가 짧지만 결구율이 급감하고 추대율이 치솟는다.
즉, 열심히 키워도 상품성 있는 양상추를 얻기 어렵다는 뜻이다. 내가 권하는 최적의 시기는 봄: 3월 중순-4월 초 / 가을: 8월 하순-9월 중순이다.이 시기를 놓치면 양상추 재배 자체를 고민해봐야 한다. 특히 중부 지방 기준으로 5월 이후에 파종한 양상추는 거의 실패한다고 봐도 무방하다.남부 지방이라면 4월 초까지는 가능하지만, 장마 전에 수확을 끝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직파 vs 모종 심기 초보자가 절대 모르는 30일의 차이
양상추를 처음 키울 때 나는 당연히 씨앗을 바로 땅에 뿌렸다. 결과는 참담했다.
발아율이 30%도 안 됐고, 발아한 것들도 병충해에 시달렸다. 반면 이웃 텃밭의 할아버지는 모종을 사서 심었는데, 2주 만에 훌쩍 자라더니 45일 만에 수확을 했다.이 경험에서 얻은 교훈은 하나다. 양상추는 직파보다 모종 심기가 훨씬 유리하다는 것.그 이유를 데이터로 설명해보겠다.
| 항목 | 직파(씨앗 파종) | 모종 심기 |
|---|---|---|
| 발아율 | 50-70% | 95% 이상(육묘 업체 기준) |
| 정식 후 생존율 | 60-75% | 90-95% |
| 수확까지 소요 기간 | 80-100일 | 50-65일 |
| 초기 병충해 피해율 | 25-35% | 5-10% |
| 씨앗/모종 비용(10주 기준) | 2,000-3,000원 | 8,000-12,000원 |
| 노동 시간(10주 기준) | 3-4시간 | 1-1.5시간 |
비용은 모종이 더 들지만, 실패 확률을 고려하면 오히려 경제적이다. 씨앗 2,000원 주고 샀다가 발아 실패로 3번 다시 파종하면 시간과 비용이 3배로 늘어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수확까지의 기간 차이다. 직파는 80-100일이 걸리지만, 모종은 50-65일이면 충분하다.이 30일의 차이가 여름 더위가 오기 전에 수확을 끝낼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한다. 봄 재배에서 이 30일은 절대적이다.모종을 고를 때는 본잎이 4-5장 나온 것을 선택해야 한다. 너무 어린 모종(본잎 2-3장)은 정식 후 활착이 느리고, 너무 큰 모종(본잎 7장 이상)은 뿌리가 돌돌 말려 있어 생육이 더딜 수 있다.가격은 개당 800-1,500원 선이 적당하다.품종별 심는 시기 결구성 vs 로메인 vs 버터헤드
양상추라고 다 같은 양상추가 아니다. 시중에 파는 품종만 해도 수십 가지다.
그런데 이 품종별로 최적의 심는 시기가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내가 처음 실패한 품종은 '청치마'라는 결구 양상추였다.5월 초에 심었는데, 더위를 못 이기고 모두 추대해버렸다. 반면 같은 시기에 심은 '로메인' 양상추는 비교적 잘 자랐다.이 경험을 바탕으로 품종별 특성을 정리해봤다.| 품종 유형 | 대표 품종 | 최적 파종 시기 | 내서성 | 내한성 | 결구 특성 |
|---|---|---|---|---|---|
| 결구 양상추 | 청치마, 그레이트레이크 | 3월 중순-4월 초 | 약함 | 중간 | 단단한 둥근 결구 |
| 로메인 | 파리스아일랜드, 코스 | 3월 하순-5월 초 | 강함 | 약함 | 길쭉한 직립형 |
| 버터헤드 | 버터크런치, 보스턴 | 3월 초-4월 중순 | 약함 | 강함 | 느슨한 둥근 결구 |
| 잎 양상추 | 레드로즈, 그린웨이브 | 3월-9월(분할 파종) | 매우 강함 | 중간 | 결구 없음, 잎 수확 |
| 아시아틱 | 와일드로켓 | 4월-8월 | 매우 강함 | 약함 | 결구 없음, 쌉싸름함 |
이 표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로메인과 잎 양상추의 내서성이다. 이 두 품종은 여름철에도 재배가 가능하다.
실제로 나는 6월 초에 로메인을 심어 8월 초에 수확한 경험이 있다. 물론 결구 양상추보다는 쓴맛이 있었지만, 샐러드용으로 충분히 먹을 만했다.초보자에게 가장 추천하는 품종은 로메인 양상추다. 내서성이 좋아 심는 시기의 폭이 넓고, 병충해에도 강하다.결구 양상추에 비해 수확량은 다소 적지만, 실패 확률이 현저히 낮다. 씨앗 가격도 2,000-3,000원으로 저렴하다.만약 결구 양상추에 도전하고 싶다면, 반드시 봄 재배를 선택해야 한다. 가을 재배는 일조량이 부족해 결구가 잘 안 될 수 있다.온도도 중요하지만, 일조 시간이 12시간 이상 확보되는 봄이 결구 양상추에는 최적의 환경이다.남부 vs 중부 vs 북부 지역별 심는 시기 2주 차이가 만드는 격차
우리나라는 위도 차이가 크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양상추 재배에서는 남부와 북부의 시기 차이가 확연하다. 농사일을 하다 보면 같은 4월 1일이라도 부산과 서울의 기온 차이는 평균 3-4도다.
이 차이가 양상추의 생육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 기상청 데이터를 보면 지역별로 양상추 재배 적기가 어떻게 다른지 명확히 드러난다.| 지역 | 봄 정식 가능일 | 가을 정식 가능일 | 여름 재배 가능 여부 | 연간 재배 횟수 |
|---|---|---|---|---|
| 남부(부산, 제주) | 2월 하순-3월 초 | 9월 초-10월 초 | 가능(고랭지 제외) | 2-3회 |
| 중부(서울, 대전) | 3월 중순-4월 초 | 8월 하순-9월 중순 | 어려움 | 2회 |
| 북부(강원도, 철원) | 4월 초-4월 중순 | 8월 초-8월 하순 | 가능(고랭지) | 1-2회 |
| 고랭지(대관령, 진부) | 5월 초-5월 중순 | 7월 하순-8월 초 | 가능(여름 재배 특화) | 1-2회 |
표를 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다. 고랭지 지역은 오히려 여름철 재배가 특화되어 있다.
여름 더위가 없는 고랭지의 특성상 7-8월에도 결구 양상추 재배가 가능하다. 실제로 대관령 양상추가 유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중부 지방에 사는 나는 3월 20일 전후로 모종을 심는다. 이때 지온이 10도 이상 올라가고 서리의 위험이 줄어든다.만약 3월 초에 심고 싶다면, 터널 비닐을 씌워 보온하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하면 정식 시기를 2주 정도 앞당길 수 있다.가을 재배는 반대로 늦서리보다 늦더위가 문제다. 9월 초에도 낮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는 경우가 있다.이때는 차광막을 설치하거나 오후 2시 이후에 심는 게 좋다.파종부터 수확까지 주차별 관리 포인트
양상추 재배의 성패는 초기 3주에 달려 있다. 이 기간을 잘 넘기면 이후 관리는 비교적 수월하다.
반면 이 시기를 놓치면 아무리 정성을 쏟아도 결과가 좋지 않다. 내가 3년 동안 기록한 재배 일지를 바탕으로 주차별 핵심 포인트를 정리했다.| 주차 | 생육 단계 | 주요 관리 | 위험 요소 | 투자 시간(주당) |
|---|---|---|---|---|
| 1주차 | 발아-본잎 2장 | 물 관리(표면 건조 방지), 차광 | 과습, 입고병 | 매일 15분 |
| 2주차 | 본잎 3-4장 | 간격 조정(5-7cm), 첫 비료 | 진딧물, 벼룩잎벌레 | 주 2회, 각 20분 |
| 3주차 | 정식(모종 기준) | 본밭 이식, 물주기 | 뿌리 손상, 건조 | 주 3회, 각 30분 |
| 4-5주차 | 생육 활성기 | 웃거름(질소), 제초 | 잡초와의 경쟁, 과비 | 주 1회, 30분 |
| 6-7주차 | 결구 시작 | 수분 유지(특히 결구기) | 칼슘 부족(속썩음병) | 주 2회, 각 20분 |
| 8-10주차 | 수확기 | 수확 전 3일 물 조절 | 과숙, 추대 | 수확 시 1회 집중 |
가장 실수하기 쉬운 부분은 물주기다. 양상추는 표면이 얕게 뿌리를 내리기 때문에 자주 물을 줘야 한다.
하지만 과습하면 뿌리가 썩는다. 내 경험상 겉흙이 마르면 물을 주는 게 정답이다.특히 결구가 시작되는 6-7주차에는 수분이 부족하면 결구가 제대로 안 되니까 신경 써야 한다. 비료는 정식 2주 후에 첫 웃거름을 준다.질소 성분이 많은 비료(예: 요소비료)를 10평 기준 200-300g 정도 준다. 너무 많이 주면 질산염이 축적되니 주의해야 한다.유기농을 원한다면 발효된 계분을 사용해도 좋다. 냄새가 좀 나지만 효과는 확실하다.병충해 중 가장 주의할 것은 진딧물과 벼룩잎벌레다. 진딧물은 잎 뒷면에 붙어 즙을 빨아먹어 양상추를 말려 죽인다.초기 발견 시 마늘·고추 추출물을 뿌리면 효과적이다. 벼룩잎벌레는 잎에 구멍을 내는데, 발견 즉시 유기농 살충제를 사용해야 한다.수확량 두 배로 늘리는 비밀 간격과 순차 파종
마지막으로 알려줄 팁은 양상추 재배의 핵심이다. 바로 간격 조절과 순차 파종이다.
처음 양상추를 심을 때 나는 20cm 간격으로 심었다. 결과는 처참했다.서로 자리를 차지하려고 싸우는 바람에 결구가 제대로 안 됐다. 제대로 자란 양상추는 10개 중 3개도 안 됐다.올바른 간격은 품종에 따라 다르다.| 품종 | 권장 간격(주간) | 권장 간격(열간) | 10평당 심는 수량 |
|---|---|---|---|
| 결구 양상추 | 30-35cm | 40-45cm | 60-80주 |
| 로메인 | 25-30cm | 35-40cm | 80-100주 |
| 버터헤드 | 30-35cm | 40-45cm | 60-80주 |
| 잎 양상추 | 20-25cm | 30-35cm | 100-120주 |
표를 보면 결구 양상추가 가장 넓은 간격을 필요로 한다. 좁게 심으면 결구 크기가 작아지고, 너무 넓게 심으면 수확량이 줄어든다.
따라서 30-35cm가 가장 적절하다. 두 번째 비법은 순차 파종이다.한 번에 모든 양상추를 심으면 2주 안에 한꺼번에 수확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상추를 처리해야 해서 낭비가 생기기 쉽다.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2주 간격으로 3-4회 나눠 심는 것이다. 예를 들어 3월 15일에 20주, 4월 1일에 20주, 4월 15일에 20주를 심는다.그러면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한 달 동안 꾸준히 수확할 수 있다. 이 방법의 장점은 신선한 양상추를 오래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또한 기상 조건이 좋지 않아 한 번 심은 게 실패해도 다른 시기에 심은 게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순차 파종 시 주의할 점은 파종 간격을 너무 좁게 잡지 않는 것이다.1주일 간격은 너무 짧아 수확 시기가 겹칠 수 있다. 반드시 2주 이상 간격을 두는 게 좋다.양상추 재배는 생각보다 까다롭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 직접 키운 양상추로 만든 샐러드의 맛은 시중에서 사 먹는 것과 비교할 수 없다.
특히 아침에 수확한 싱싱한 양상추를 씹을 때의 아삭함은 그날의 기분을 200% 좋게 만든다. 이 글이 양상추 재배에 도전하려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시기를 잘 맞추고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면, 누구나 텃밭에서 싱싱한 양상추를 수확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심을 때다.